홍빈은 자신의 품으로 파고드는 재환을 단단하게 끌어안았다. 밋밋한 배와는 달리 잘 짜여진 등 근육이 재환이 잠투정을 하며 몸을 뒤척일 때마다 부드럽게 일렁인다. 침대 뒤로 크게 난 창문으로 베란다 너머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쏟아졌다. 빛을 받아 음영이 진 선이 부드러운 얼굴. 엎드려 자면 다음 날 얼굴이 팅팅 붓는다는 걸 알면서도 재환은 홍빈의 팔을 베개 삼아 엎드렸다. 금요일이 되면 보통은 더는 자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질펀하게 싸지르고 붙어먹은 뒤 마지막까지 뒤로 받게 한다. 재환은 자신의 안 깊은 곳까지 찔러 들어오는 홍빈의 굵은 자지가 울컥, 뜨거운 정액을 쏟아내는 것을 연속되는 섹스에 민감해진 온 몸으로 느끼다가 그대로 배터리가 나간 듯이 몸을 푹 꺼트리곤 했다. 바로 몇 시간 전처럼. 자신과의 섹스에 지쳐 피곤해하는 나른한 얼굴. 홍빈은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에 그 말간 얼굴에 입술을 몇 번이고 갖다 댔다. 덥다고 통 뭘 먹지를 않아 살이 내린 뺨을 입술로 꾸욱 누르자 미간이 움찔대는 것이 어렴풋이 잠이 깬 듯 하다. 하지만 재환은 다시 자겠다는 듯 눈을 더 깊게 감았다. 홍빈은 재환 쪽으로 몸을 돌려 세우며 그를 안지 않은 오른손으로 얇은 이불 아래로 감춰진 재환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더듬었다. 아, 더는 안 돼. 홍빈은 조심히 재환이 베고 있던 팔을 빼고 재환의 하체 위로 올라 탔다. 등줄기를 따라 입을 맞추고 엉덩이 위로 작게 패인 엉치뼈 부근을 핥으며 탱탱한 엉덩이를 주물러 벌렸다. 그리고 가장 깊은 안쪽을 빨아 키스마크를 남겼다. 그리고 허벅지 안쪽을 핥으며 마찰로 부어있는 구멍을 매만졌다. 자는 척을 하려 했으나 허벅지 안쪽 근육이 움찔대는 것이 혀끝으로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홍빈은 두 손으로 허벅지를 잡아 벌리며 재환의 등 위로 엎드려 한 팔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한 팔은 재환의 가슴팍 아래에 넣어 상체를 주물렀다. 근육이 잡힌 가슴팍을 손바닥 전체로 주무르자 조금씩 유두가 딱딱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그만 일어나.” “싫어어… 아까 그렇게 해놓고 또 하고 싶어?” “응. 부드럽게 해줄게, 일어나자 재환아.
홍빈은 말끝을 늘어트리며 칭얼대는 재환을 능숙하게 달랬다. 사실 더 칭얼대도 좋다. 잠에 취해 비음이 잔뜩 섞인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는 귀엽고 섹시했다. 홍빈은 아예 재환의 위로 엎드려 두 손으로 재환의 양 가슴을 주무르며 손 끝으로 유두를 잡아 비볐다. 흐앗, 아… 재환의 허리가 움찔거리며 위로 떠올랐다 다시 내려가길 반복했다. 홍빈은 재환의 말랑한 엉덩이에 딱딱해진 자지를 문지르며 어깨를 가볍게 깨물며 성감을 고양시켰다. 재환은 가슴으로 많이 느끼는 편이 아니었지만 홍빈은 핫젤을 바르고 손가락과 로터로 장기간 집요하게 애무해서 가슴을 꼬집기만 해도 신음을 흘릴 정도로 느끼게 만들었다. 재환은 베개를 끌어안아 얼굴을 묻고 가슴을 더 만져달라는 듯이 팔꿈치에 힘을 줘 상체를 침대 위로 띄웠다. 홍빈은 뜨거워진 손바닥으로 가슴을 문지르고 유두를 꾹꾹 눌렀다. 핫, 으응, 흐…. 원래부터 예민한 옆구리와 아랫배, 그리고 그 아래로 발기한 재환의 자지를 만져주며 엉덩이 사이로 자신의 것을 가볍게 문질렀다. 넓다란 침대 위를 더듬어 어제 던져놓은 젤을 찾아 그 주둥이를 구멍 입구에 살짝 집어넣어 쭈욱 눌러 짰다. 히익! 몸 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젤의 감각에 재환이 부들부들 떨었다. 홍빈은 다시 젤을 멀리로 던지고 손가락으로 구멍을 쑤셨다. 안에서부터 넘쳐 흐르는 것이 꼭 애액같았지만 아직 체온이 옮지를 않아 차갑다. 재환은 꼭 전립선을 눌러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구멍 안을 쑤셔서 그 내벽에 마찰하는 것만으로도 흥분하는 타입이라 홍빈의 손가락이 비교적 짧은 것은 전희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홍빈이 손가락 두 개를 넣은 채로 좌우로 흔들자 재환은 허리를 휘며 엉덩이를 더 내밀었다.
“흐앙, 으응…! 아, 깊이… 깊이 찔러줘…” “안 깊어도 느끼면서 무슨 소리야? 하기 싫다더니 벌써 알아서 허리 흔들잖아.”
홍빈은 손가락으로 얕게 피스톤질을 하며 가끔 구멍을 넓히듯 좌우로 흔들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엉덩이가 좌우로 흔들린다. 엄청 조르는 듯한 모습. 물론 실제로도 조르고 있지만. 뜨거운 온도에 녹아서 물처럼 뚝뚝 흘러내리는 젤을 보며 홍빈은 손가락을 빼고 단번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아까의 행위로 구멍이 부은 터라 조금 강한 압력으로 홍빈의 자지를 조인다. 아아! 기껏 상체를 세웠던 재환이 다시 베개 위로 쓰러진다. 홍빈은 잘게 허리를 흔들며 재환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응! 으응…! 재환이 맞을 때마다 구멍에 힘을 줘 조이며 몸을 떤다. 재환은 약간 아픈 듯하게 박히는 것을 좋아해서 홍빈은 연인의 취향에 충실히 맞춰 골반을 양 손으로 붙잡고 쾅쾅 박아 넣었다.
재환은 홍빈을 향해 고개를 돌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애원했다. 사실 저게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걸 홍빈은 알고 있다. 자신의 자지가 한국남자 평균을 훨씬 넘어 길쭉한 것은 사실이지만, 뿌리 끝까지 박아 넣을 때마다 아프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재환은 절대 살살하길 바라지 않는다. 처넣었을 때 좋다고 꽉꽉 물어대는 게 누구 구멍인데. 재환은 스스로 자기 것을 쥐고 문지르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지속된 마찰로 구멍 주변엔 밀려나온 애액이 살짝 거품이 진다. 홍빈은 헐떡이며 재환의 이름을 불렀다. 재환아… 흣, 이재, 환… 홍빈의 턱 끝에서 땀방울이 떨어지고 재환은 홍빈이 주는 쾌감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듯 침대에 몸을 비볐다. 아앙! 아… 흐응, 응, 읏, 아아, 더, 더 세게..! 허스키한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홍빈의 허리짓도 빨라진다. 재환은 거의 엉덩이만 든 채로 침대에 처박혀서 신음을 내질렀다. 홍빈은 재환의 엉덩이를 끌어당기는 동시에 깊게 박으며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재환은 깊은 내벽을 때리듯 쏟아지는 뜨거운 정액을 느끼며 손바닥에 사정했다. 해도 해도 모자란다. 섹스를 할수록 갈증이 해소되기는커녕 이 남자를 갖고 싶다는 욕망만 커진다. 홍빈은 자신의 것을 빼고 숨을 고르는 재환을 뒤집어서 자신을 보게 한 후 다리를 잡아 벌렸다.
“빈아, 좀만 쉬고…” “내일 토요일이니까 푹 자면 되잖아.”
홍빈은 막무가내로 아직 식지 않은 자신의 것을 찔러 넣었다. 재환은 갑작스런 삽입에 인상을 썼다. 원래 재환은 인상을 쓸 때 코를 찡긋거리지 않는다. 저건 또 누구한테서 옮은 버릇일까. 점점 뜨거워지는 몸과는 반대로 머리는 차가워진다. 자신의 밑에서 신음하는 재환을 보며 홍빈은 조금 울고 싶어졌다. 이렇게나 예쁜데.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수많은 연애 끝에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기뻐하던 홍빈에게 애인이 사실 미남계 전문 스파이라는 현실은 너무도 가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