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홀리데이
홍콩! 쇼핑과 야경이 유명한 여행지지만 재환은 홍콩에서 너무도 맛있는 에그 타르트를 먹었던지라 홍콩하면 에그 타르트가 생각이 나고 에그 타르트하면 홍콩이 생각날 정도였다. 재환은 강남 대로변 커다란 전광판에 홍콩의 야경을 배경으로 한 영화 광고를 보며 얼마 전에 다녀왔던 홍콩여행을 떠올렸다.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로 넘어가는 12월 마지막 주, 재환은 홍콩행 비행기를 타고 훌쩍 한국을 떴다. 이제 내 앞자리가 만으로도 3으로 시작한다니 말도 안 돼! 홍콩과 한국의 시차는 1시간. 1시간이라도 더 늦게 만 나이 서른 살을 맞이하기 위해 홍콩으로 떠나는 거냐며 친한 친구들이 빈정거리기도 했다. 꼬우면 너네도 가던가! 재환은 작은 캐리어를 들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하... 홍콩 냄새.”
한국 인천공항에서는 마늘냄새가 난다고 했나.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도 홍콩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다. 재환은 공항을 나가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로 가는 빨간 택시를 탔다. 그때였다.
“잠깐만요!”
갑자기 택시를 붙잡아 세우고는 문을 열어 억지로 합석하는 남자.
“어차피 침사추이 가는 것 같은데 같이 타고 가요.”
넉살 좋게 웃으며 택시 안으로 엉덩이를 들이민다. 재환은 어이가 없긴 했지만 여행이란 예상치 못했던 일도 자주 일어나는 법이니까 좋게좋게 생각했다. 돈도 아끼고, 이런 게 여행의 재미지 싶어서 택시 안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택시를 출발시켰다. 남자는 재환에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원래 저렇게 능글거리는 성격인가.
“나는 차학연이에요. 홍콩이 처음이 아닌가 봐요?”
“...이재환이에요. 네. 두 번째에요.”
사실 재환은 홍콩의 도시적이고 밀집된 느낌보다는 대만의 비취색 바다와 안개 낀 아리산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연말이라 그런지 홍콩의 야경과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보고 싶어서 홍콩을 택했다. 불꽃놀이 보러 오셨나 봐요? 하는 학연의 말에도 고개만 끄덕끄덕.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 선잠을 잤더니 몸이 피곤하다. 얼른 가서 자야 내일 오전부터 돌아다닐 텐데. 재환이 자신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자 학연이 재환의 무릎 위로 손을 올려놓고 손바닥으로 동그란 무릎 뼈를 감싸 살살 쓰다듬었다.
“사실 공항에서부터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따라온 건데... 제가 영 별로에요? 일정 맞으면 같이 다니고 싶어요. 나 맛집도 많이 알아요.”
그제야 재환은 학연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눈썹 위로 조금 짧게 잘라 스타일리쉬한 붉은 머리칼. 작은 얼굴과 그 안을 채우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특히 새부리처럼 모아진 붉은 입술이 인상적이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곱상하고 예쁜 얼굴인데 자신을 향해 웃는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남자답고 위험한 느낌이 난다. 재환은 침을 꼴깍 삼키고 여행지에서의 낯선 인연을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했다.
“음... 너무 갑작스럽네요.”
학연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진다. 원래도 까만 편인 얼굴인데도.
“그래도 맛집 잘 아신다니까... 맛없으면 바로 찢어질 거에요. 알겠죠?”
“네. 맡겨만 줘요.”
재환은 밝게 웃는 학연을 보며 무릎을 만지작대는 손을 살짝 밀어냈다. 이건 더 보면서 천천히 결정할 일이니까.
“재환 씨, 일어나요.”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낯선 천장. 낯선 감촉의 침구. 두꺼운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하얀 아침 햇빛마저도 이질적이라 재환은 자신이 몇 시간 전에 비행기를 탔던 것을 기억했다. 홍콩 시간으로 맞춰놓은 시계를 보니 어느덧 10시. 씻고 나가면 조식을 못 먹을 텐데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 열어 주면 안 돼요? 저 어제 만났던 차학연...”
“알아요. 근데 제가 지금 일어나서...”
잘 때 속옷만 입고 자는 재환은 얼른 후드 집업과 반바지를 챙겨 입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면서 후다닥 후드를 뒤집어쓴다. 문을 열기 전에 생각나면 좋았을 것을 문을 열고나서야 얼굴이 퉁퉁 부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얼른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제 들어갈 때도 피곤해 보이긴 했는데. 천천히 씻고 나와요. 아침은 내가 브런치 잘 하는 데 아니까 거기로 가요.”
재환은 우물쭈물 거리며 손가락 사이로 학연을 보았다. 웃음을 참는 것 같은 표정. 어제 택시에서 한껏 도도하게 굴었던 게 생각나서 귀까지 화끈거린다. 아무리 같이 여행하기로 했어도 기껏 여행 와서 남 씻는 거 기다려줘도 되나 눈치를 보며 어물어물거리는데 학연이 손을 뻗어 손가락 사이로 삐죽 나온 코끝을 살짝 친다.
“퉁퉁 부었네. 미안하면 얼른 씻고 나와요.”
등을 떠미는 손길에 재환은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찬물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며 조금이라도 얼굴 붓기가 빠지기를 바라며 얼굴을 마사지한다. 동그란 광대 아래를 엄지손으로 꾹꾹 누르고 손가락 마디를 세워 코 옆과 입술 주변, 눈썹 뼈 쪽을 원을 그리듯 문지른다. 그래도 아까보단 붓기가 좀 빠진 것 같기도 하고. 맨 몸에 샤워가운을 걸치고 나오면서 재환은 이 상황이 왠지 여행 날의 아침이 아니라 섹스를 하기 전 같다고 생각했다. 욕실 밖의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분주하게 준비하는.
“미안해요. 빨리 준비할게요!”
괜한 생각을 했다며 빨간 얼굴로 욕실을 나오자 커튼을 걷고 유리벽 너머의 홍콩 전경을 구경하고 있던 학연이 뒤를 돌아본다. 재환은 작게 침을 삼켰다. 목을 가리는 포근한 블랙 폴라티에 슬림핏 차콜 슬랙스를 입은 학연은 여행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데이트를 하러 가는 남자처럼 보인다. 이마를 살짝 보이게 한쪽으로 쓸어 넘긴 머리는 그를 좀 더 섹시하게 만든다. 학연은 멍하게 자신을 보는 재환을 향해 살짝 웃었다.
“아침에 보기에는 영 아쉬운 차림이네요. 옷 갈아입게 나가 있을까요?”
분명 저 수작을 거는 능글거리는 말투가 어제는 거슬렸는데. 왜 오늘은 듣기 좋은 걸까? 여행 특유의 비일상적인 기류가 자신을 잠식해버린 거라고 애써 변명하며 재환은 성큼성큼 걸어가 학연이 열어놓은 커튼을 다시 쳤다. 두꺼운 커튼이 들어오는 햇볕을 가리자 순식간에 방이 어두워진다. 그리고 재환은 살짝 자신의 입술을 핥으며 학연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내뱉는 명백한 유혹의 말.
“아침에 보는 게 왜 아쉬운지... 모르겠는데요.”
놀랐는지 눈이 커지는 학연에게 다가가 바지 위를 살짝 덮은 니트를 잡아 올려 벨트를 만진다. 그대로 상의를 벗기는 줄 알았던 학연은 차가운 벨트 버클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재환의 행동에 아래로 열이 확 몰리는 기분이 들었다. 노골적으로 유혹하다가 이쯤이면 먼저 해달라는 듯이 한 걸음 물러난다. 그럼 기꺼이 그렇게 해드려야지. 학연은 그대로 재환의 허리를 끌어안아 도톰한 입술에 키스했다. 치약 맛이 나는 입 안을 정성스레 핥으며 도톰한 혓바닥을 감아올리자 숨을 할딱이며 목에 매달려온다. 쉴 틈 없는 깊은 키스로 재환의 몸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다리 사이에 허벅지를 끼워 넣자 물기를 머금은 샤워가운이 허벅지에 밀려 벌어진다. 학연은 가운을 여민 끈을 풀며 재환을 침대 위로 쓰러트렸다. 새하얀 침대 위로 쓰러진 하얀 알몸. 학연은 그 몸 위로 올라타 빠르게 상의를 벗어던졌다. 재환은 작게 감탄했다. 선이 예뻐서 그냥 마른 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상의를 벗을 때 드러나는 잔 근육과 복근이 그가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괜히 만망해서 두 손으로 자신의 밋밋한 배를 가리자 학연이 벨트를 푸르다가 피식 웃는다. 날 언제 봤다고 그렇게 귀엽다는 듯이 웃는지 모르겠다고 재환은 입술을 삐죽였다.
“기껏 흥분한 거 다 죽겠네. 빨리 벗어요.”
“기대하라고 뜸 들인 건데요?”
그 마른 몸에 대단하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코웃음을 치던 재환은 학연이 바지를 내리자 입을 쩍 벌렸다. 키도 덩치도 있는 재환은 바텀이다 뿐이지 어디 가서 빠지지는 않는데 학연의 성기는 몹시 컸다. 피부색도 그렇고 이 대물도 그렇고.
“혼혈이에요?!”
빽- 소리치듯 묻자 학연이 하하, 웃으며 쑥스럽다는 듯이 바지와 팬티를 마저 벗었다. 재환의 몸 위로 올라타자 반쯤 발기한 거대한 성기가 덜렁거리며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순도 백프로 한국인이에요. 고향은 경남 창원시.”
수다는 여기까지. 학연은 다시 재환에게 입 맞추며 손바닥으로 몸을 쓸어내렸다. 적당히 마른 몸은 군데군데 적당히 살집이 있어 만지기 좋다. 재환의 하체에 자신의 하체를 붙여 뭉근하게 허리를 돌리며 허벅지 바깥쪽과 엉덩이를 주물렀다. 쫄깃한 근육 위로 부드러운 크림을 바른 것처럼 살이 말랑말랑해서 학연은 얼른 다이 사이로 제 것을 처넣고 힘껏 흔들어대고 싶었다.
“하아.. 으응... 너무 누르지, 말아요...”
재환은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며 다른 손으로 학연의 등을 끌어안았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높이 도드라졌다가 사라지는 날개 뼈가 섹시해서 손끝으로 문지르고 더듬었다.
“너 진짜 안 되겠다.”
이미 눈이 살짝 풀려서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재환이 너무 야해서 학연은 참을 수가 없다. 급하게 자신의 손을 재환의 입에 넣어 대강 휘저은 후 바로 다리 사이에 찔러 넣었다.
“아파! 잠깐만요!”
“조금만 참아봐.”
처음부터 두 개를 넣고 쑤시다가 곧장 세 개를 넣었다. 재환은 아파서 끙끙대면서도 능글거리며 생글생글 웃기만 하던 학연이 인상을 찌푸리고 강압적으로 나오자 왠지 설레는 기분에 의식적으로 아래에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옳지, 착하다.”
힘을 뺀다고는 해도 여전히 좁아서 학연은 두리번거리다가 침대 협탁 위의 바디버터를 발견했다. 뚜껑을 여니 확 올라오는 진한 아몬드향. 꾸덕한 크림을 푹 떠서 애널에 묻히자 차갑다며 재환이 화들짝 놀란다. 확 조여드는 엉덩이 근육을 보며 학연은 더 안달이 났다. 애널 안으로 손가락과 함께 크림을 밀어 넣어 휘젓자 아까보다 훨씬 부드럽게 넓혀진다.
“흐앗, 응... 으응!”
차가웠던 크림은 어느새 뜨거운 내벽에 녹아 줄줄 흘러내린다. 손가락을 넣어 안을 쑤실 때마다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나서 재환은 마치 학연에게 귓구멍까지 애무당하는 기분이었다. 학연은 재환의 허벅지에 자신의 성기를 비비며 흥분으로 바짝 선 유두를 깨물었다.
“앗! 아아, 흐앙!”
“얼른 허리라도 좀 흔들어 봐. 이러다 나 죽겠으니까.”
여유가 없는 학연의 목소리에 재환은 살살 허리를 흔들며 아래를 조였다 풀었다. 학연이 유두를 빨고 깨물 때마다 허리가 반사적으로 움찔거린다. 요령 없이 마구 찔러대는 듯해도 손끝으로 내벽을 더듬으며 느끼는 곳을 찾는 스킬이 남달라서 재환은 학연의 목에 매달려 헐떡이면서도 이걸 좋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섹스는 끝내줄 것 같기는 한데 사냥감이 된 기분이라 미묘한 기분이었다.
“무슨 생각해?”
그러고 보니 왜 반말하지. 재환이 째려보자 학연이 웃으며 손을 뺐다.
“얼른 넣어달라고?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데.”
“그게 아니라... 흐앗!”
뜨겁고 단단한 성기가 풀어줬다고는 해도 턱없이 좁은 애널을 파고들기 시작하자 재환은 고개를 꺾으며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을 주었다. 뭐든 붙잡아야 될 것만 같다. 학연은 등을 긁어대는 재환의 손길에 아픔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아래에서 헐떡이는 모습에 포만감을 느꼈다. 젖어서 흐트러진 앞머리가 남자답게 진한 선을 가리고 쾌락에 달아오른 붉은 두 뺨, 아픔에 찡그린 짙은 두 눈썹과 꼭 깨문 도톰한 입술. 심통 난 어린애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학연은 재환을 품 안 가득 안으며 뿌리 끝까지 깊게 찔러 넣었다.
“하윽...!”
반사적으로 허리를 휘며 조여 오는 내벽에 학연도 숨을 헐떡이며 재환을 달랬다. 얼굴 옆에 팔꿈치를 대고 상체를 숙여 높은 코에 쪽쪽 뽀뽀하자 재환이 성난 손길로 밀어낸다.
“장난해요? 병 주고 약 줘?”
“내 뽀뽀가 약이 돼? 그럼 더 해줄게.”
“아, 진짜! 이래서 같이 안 다니려고 한 거였는데!”
그 말에 느글거리며 장난치던 학연의 얼굴이 굳었다. 재환은 아차 싶어서 입술을 안쪽으로 말아 감췄다. 학연은 입술을 삐뚜름하게 올려 웃으며 허리를 뒤로 살짝 뺐다 확 박았다.
“으읏! 으응... 흐아...!”
“그럼, 흣... 그냥 거절하지 그랬어?”
처음부터 배려 없이 박아대는 움직임에 눈물이 찔끔 난다.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나는 그냥, 투정을 부리고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건데. 그래도 처음 본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용기를 내서 다가와준 학연에게는 못할 말이라는 것을 알아서 재환은 가만히 벌을 받듯이 학연의 움직임을 받아냈다. 벌이라기엔 너무 기분이 좋지만.
“앗, 아앙, 거기...! 조금 더, 하으읏!”
“여기? 여기가 좋아?”
헐떡이는 학연의 숨이 귓가에 닿아 더 흥분된다. 재환은 사과대신 학연의 등을 꼭 끌어안고 뺨과 귓가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학연의 눈치를 보았다. 뜨겁게 조이는 안과 입을 벌린 채 흥분에 들뜬 얼굴. 학연은 결국 굳었던 얼굴을 풀며 재환의 코를 살짝 깨물었다. 그런 와중에도 끊임없이 허리를 흔들어 좁은 내벽을 파고들면서.
“흣, 으음... 예쁘니까, 봐, 준다.”
“잠깐, 아! 거기는...! 아응, 읏!”
한 순간 눈앞이 하얗게 물들었다. 뇌 안에서 불꽃이 튀는 듯한, 안에서부터 쾌락이 끓어오르는 감각이 온 몸을 지배한다. 그, 그만! 재환이 학연의 팔을 잡아 밀어냈지만 학연은 그런 재환을 봐주지 않고 재환이 느낀 곳을 다시 한 번 정확히 꿰뚫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거센 움직임에 재환은 입을 크게 벌리고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벌벌 떨었다. 철썩거리며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크게 울리고 재환은 의식하지도 못한 채 쾌락의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신의 성기를 흔들었다.
“아앗, 아! 좋아, 흐으응! 아앙, 이제 안 돼...!”
벌벌 떨리는 손으로 성기를 쥐고 흔들다가 눈을 꽉 감으며 절정에 이른다. 그와 함께 수축하는 엉덩이와 내벽 때문에 학연은 헐떡이며 밀려드는 사정감을 겨우 참아냈다. 흐아... 하아... 재환의 성기가 울컥거리며 밋밋한 배에 정액을 쏟아내는 걸 보다가 학연은 터질 것처럼 딱딱하게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더욱 빠르게 박아 넣었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아 온 몸이 예민한 재환이 엉덩이를 뒤로 빼며 도망쳐보지만 학연은 끈질기게 재환을 따라가 재환의 안에 고환까지 처넣을 기세로 깊게 박아 사정했다. 말랑한 엉덩이가 세게 눌리고 까칠한 음모가 거세게 비벼졌다.
“하윽...! 뜨거, 워... 흐앗!”
“흣...! 아... 재환 씨...”
학연은 몇 번에 걸쳐 사정했다. 정액의 양이 많고 사정하는 힘이 세서 재환은 너무 깊은 곳까지 정액에 젖어드는 감각에 눈을 꽉 감고 바르르 떨었다. 하아, 하아, 몰아쉬는 숨소리가 섞이고 긴 오르가즘에 눈가가 축축하게 젖은 재환의 얼굴 여기저기에 학연이 쪽쪽 키스를 퍼부었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오늘 관광하실 코스는 침대. 침대입니다.”
“잠깐, 우리 이제 나가요!”
“한 번으로 끝내긴 너무 아쉽잖아요. 이따가 야시장 데려가줄 테니까 지금은 나한테 집중해.”
부드러우면서도 강압적인 눈빛에 재환은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홍콩은 언제든 올 수 있겠지만 학연은 언제나 만날 수 있는 남자가 아니기에 투정을 부리면서도 학연의 목에 팔을 감았다. 학연은 재환을 끌어안고 몸을 휙 돌려 자신이 아래에 누운 자세를 했다. 재환의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손으로 긴 목부터 천천히 쓸어내린다.
“재환 씨 피부가 하얘서 꼭 내가 나쁜 짓하는 것 같아.”
배에 싼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려 음모가 축축하게 젖어간다. 재환은 자신의 안에서 다시 딱딱하게 커지는 학연의 성기를 느끼며 엉덩이를 살짝 조였다. 그리고 손끝으로 학연의 가슴팍을 간질이듯 매만진다. 태양의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구릿빛의 탄탄한 가슴. 재환은 학연의 유두를 매만지며 느릿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나쁜 짓 맞아요. 홍콩까지 와서 밝은 대낮부터 이렇게 야한 짓이라니.”
그 말에 학연이 입술 끝을 말아 올려 웃었다. 분명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해서 자신보다 곱게 생긴 것 같은데 이상하게 남자답고 섹시하다. 학연이 재환의 골반을 잡고 허리를 확 올려쳤다.
“힉, 아흑...!”
“홍콩에 왔으니까 진짜 홍콩을 가봐야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는 얼굴과 움직일 때마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복근이 황홀할 정도로 야해서 재환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렇게 많이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걸 변명이라고 해요?!”
시큰거리는 허리와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는 허벅지 안쪽, 그리고 얼얼한 엉덩이. 그것뿐이면 간만의 격한 섹스가 가져다준 후유증이거니 하겠는데 학연이 얼마나 집요하게 괴롭히고 키스를 조르던지 쾌락에 잠겨 울며 신음하느라 눈도 퉁퉁, 입술도 퉁퉁, 목은 말할 때마다 약한 쇳소리가 나오도록 팍 쉬어버렸다. 학연은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으로 두 사람 분의 정액과 체액으로 범벅이 된 흰 몸을 꼼꼼히 닦아주고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어디 가게요?”
설마 날 이대로 버려두고 너만 관광하러 가는 건 아니지? 경악에 찬 재환의 시선을 읽었는지 학연은 두 손을 내저었다.
“배고프잖아. 먹을 거 사오려고.”
“룸서비스 시키면 되지.”
“내가 재환 씨 맛있는 거 먹여주고 싶어서 그래. 조금만 기다려.”
퉁퉁 부은 입술에 다시 쪽. 이 사람 뽀뽀 정말 좋아하는구나. 재환은 가만히 눈을 감고 뽀뽀를 받은 후 지갑을 들고 방을 나서는 학연에게 살랑살랑 손을 흔들었다. 달칵, 문이 닫히자 몸을 덮치는 기분 좋은 피로감에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재환은 귀를 때리는 소음에 눈을 떴다.
“재환 씨! 자요? 문 좀 열어줘요.”
“아, 맞다...”
밍기적거리며 시트를 몸에 두르고 문을 열어주자 학연이 조금은 차가운 외부의 공기와 함께 들어왔다. 몸에 묻은 맛있는 냄새와 약간의 향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뭐 사온 거에요?”
“내가 좋아하는 데 건데 입맛에 맞으면 좋겠네.”
양 손 가득하게 든 음식들은 어느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메뉴들이다. 아니, 오히려 여러 나라의 요리들을 사왔는지 어떤 레스토랑에서도 이렇게 먹기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산해진미를 모아 놨다.
“세상에... 뭐 이리 많이 사왔어요. 고생했겠다.”
“나도 먹고 싶어서 사온 거니까 괜찮아.”
입맛을 돋우는 포르투갈식 문어샐러드부터 크랩 커리, 와인에 채소와 닭을 졸여 만든 프랑스 요리인 코코뱅, 탱탱한 새우살이 일품인 하가우와 슈마이, 매콤한 사천식 볶음밥, 그리고 대나무 잎에 싸서 구운 포크립까지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을 것 같은 맛있는 요리들이 줄줄 나왔다.
“테이크아웃이라 그릇이 너무 볼품없다. 미안.”
“무슨 소리에요.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데... 먹어도 돼요?”
재환은 젓가락을 쥐고 발을 동동 굴렀다. 학연은 웃으며 슈마이를 재환의 입에 넣어주었다. 오물오물 씹자 달콤한 돼지고기와 통통한 새우살이 씹히며 육즙이 흘러나온다. 재환은 행복에 몸을 떨었다.
“맛있어요!”
“그럼 다행이고.”
학연은 웃으며 아직 열지 않은 쇼핑백에서 망고주스를 꺼냈다.
“아직 안 꺼낸 게 있어요?”
“그럼. 디저트도 따로 샀지.”
와인향이 나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코코뱅을 씹으며 재환은 학연에게 청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다. 섹스도 최고, 다정함도 최고! 원래 여행하며 만난 남자들과는 연락을 거의 하지 않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학연이 너무 괜찮은 남자라서 그런 건지 헷갈린다. 재환이 젓가락질을 멈추자 학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벌써 배부른 거야?”
“아뇨, 더 먹을 거에요!”
그래! 일단 먹고 생각하자. 재환은 행복하게 망고주스를 마셨다.
재환은 홍콩의 나머지 일정도 모두 학연과 함께했다. 자신의 호텔이 더 층이 높아서 야경을 보기 좋을 거라는 학연의 말에 재환은 짐을 싸들고 그의 호텔로 들어갔다. 눈이 맞으면 섹스하고 학연이 사다주는 음식들을 먹고 해가 질 때쯤 호텔을 나가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했다. 셩완의 게이바에 들어가 마음껏 손을 잡고 끌어안고 춤추며 놀다보니 어느새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재환은 1월 1일, 새해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 학연은 재환이 씻는 동안 같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와인과 안주를 사왔다. 재환은 학연을 샤워실로 보내고 커다란 유리벽 앞에 테이블과 의자를 갖다 두고 와인 잔과 안주를 세팅했다. 창밖을 보니 빅토리아 하버가 어둠 속에서 야경을 반사하며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고작 며칠 동안 함께 있었을 뿐인데 마치 이별여행의 마지막 날을 맞은 사람처럼 울적한 기분이다.
“무슨 생각해?”
“...그냥.”
약 30분간 새카만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보며 재환은 가만히 학연의 품에 안겨있었다. 학연은 우울해하는 재환에게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묻는 대신 재환의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가볍게 키스하며 잔잔한 위로를 주었다. 하지만 재환은 잔잔한 위로보다는 현재를 잊을 수 있는 격렬한 폭풍을 원했다.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 떼는 학연의 뒤통수를 끌어안아 더 깊게 키스하며 그의 바지춤을 풀어낸다.
“하아... 한 번 더요...”
“괜찮겠어?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으니까 조금만 더...!”
단단한 품에 안겨서 잔뜩 흔들리며 재환은 고민을 잊었다. 그리고 동이 트지 않은 어슴푸레한 새벽에 개운한 얼굴로 일어나 미리 챙겨둔 짐을 챙겨 방을 나섰다. 안녕, 섹스와 요리는 고마웠어요.
“Passport please"
“아, 네.”
툭. 재환은 여권을 내밀고 자신의 여권에서 떨어진 걸 주우려 몸을 숙였다. 이게 뭐지? 아이보리색의 네모난 카드는 마치...
“...이런.”
한 방 먹었네. 한국행 비행기를 타며 기분 좋게 웃었다. 앳되어 보이는 정면을 바라보는 반명함판의 사진. 한글 이름과 한자, 주민등록 번호, 그리고 사는 주소까지. 학연과 여행하며 재환은 학연의 이름 외에 그 어떤 것도 묻지 않았다. 학연과 함께 한 홍콩의 시간은 마치 로맨스 코미디 영화처럼 달콤해서, 은연중에라도 학연에 대해 더 알게 되면 여행에서 있었던 좋은 추억을 현실에까지 끌고 오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학연 또한 재환의 그런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아무 것도 묻지 않아서 같은 마음일 줄 알았건만.
“영화를 너무 본 거 아니야?”
꼭 연락을 해달라는 듯 여권 사이에 넣어둔 학연의 주민등록증. 새벽에 도망치듯 떠나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재환은 학연의 사진에 쪽, 키스하며 환하게 웃었다. 연락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인연이 있으면 어딘가에서 또 만날 수 있겠지. 안녕 홍콩, 안녕 내 2014년. 재환은 작은 창문으로 홍콩을 빛나는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일출을 보며 하늘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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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리더 에녕 생일 축하합니다!!!
써논 게 없어서 켄총엔솔 특전으로 들어갔던 엔켄을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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